'출처: 불설노모경'
한때 부처님께서 위예라국의 낙음이라는 곳에 계셨을 때,
800명의 비구 스님들과 수많은 보살들이 함께 모여 있었습니다.
그때 한 가난한 노모가 부처님께 와서 머리를 땅에 대고 예를 올리며 여쭈었습니다.
"부처님, 제가 질문드릴 것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좋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십시오."
노모가 물었습니다.
"인생의 늙음, 병, 죽음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색, 통, 감각, 생각, 행위, 의식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눈, 귀, 코, 혀, 몸, 마음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지, 수, 화, 풍, 공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인생의 늙음, 병, 죽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어디로 가는 것도 없습니다.
색, 통, 감각, 생각, 행위, 의식도 어디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어디로 가는 것도 없습니다.
눈, 귀, 코, 혀, 몸, 마음도 어디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어디로 가는 것도 없습니다.
지, 수, 화, 풍, 공도 어디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어디로 가는 것도 없습니다.
모든 법도 이와 같습니다.
예를 들어 두 나무를 맞대어 불을 일으키면 불은 다시 나무를 태우고, 나무가 다 타면 불도 사라집니다."
부처님께서 노모에게 물으셨습니다.
"이 불은 원래 어디에서 왔으며, 다 타면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노모가 대답했습니다.
"인연이 모이면 불이 생기고, 인연이 흩어지면 불은 사라집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법도 이와 같습니다.
인연이 모이면 생기고, 인연이 흩어지면 사라집니다.
모든 법은 어디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어디로 가는 것도 없습니다.
눈이 좋은 색을 보면 그것이 곧 마음이고, 마음이 곧 색입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공하여 무소유입니다.
성립과 소멸도 이와 같습니다.
모든 법은 북과 같이 한 가지 사물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북채를 가지고 북을 치면 북에서 소리가 납니다.
그러나 그 소리도 공하여 오는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법은 이와 같습니다.
북소리는 나무나 가죽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북채나 사람의 손에서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것이 모여서 북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소리는 공에서 나와 다시 공으로 돌아갑니다.
모든 존재와 만물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의 수명도 이와 같습니다. 본래 깨끗하여 무소유입니다.
무소유에서 인연으로 인해 생긴 것입니다. 법도 무소유입니다.
구름이 일어나 어두워지면 비가 내리지만, 비는 용의 몸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용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모두 용의 인연으로 인해 비가 내리는 것입니다.
모든 법은 어디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닙니다.
마치 화가가 먼저 판을 준비하고, 그 후에 여러 색을 조화시켜 그림을 그리듯이,
그림도 판이나 색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화가의 의도에 따라 성립됩니다.
생사도 이와 같이 각각 다른 것입니다.
지옥, 축생, 아귀, 천상, 인간 세계도 그러합니다.
지혜가 있는 사람은 집착하지 않으며, 집착하면 고통이 생깁니다."
노모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하늘의 하늘, 즉 최고의 부처님의 은혜로 법안을 얻었으며,
비록 몸은 늙고 쇠약하나 이제 마음은 편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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